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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전면전 돌입하며 정치-경제계 파장맛난고의 시사 2025. 6. 6. 09:38반응형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와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격렬한 불화를 시작했고 워싱턴은 대비 태세를 갖추었습니다.
가장 부유한 인물과 가장 강력한 정치인이 전면전을 벌이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보았습니다.
두 사람은 지금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서로를 향해 막강한 대형 메가폰을 겨누었습니다. 불화는 격한 말싸움으로 비화되었습니다.
트럼프는 스페이스X(SpaceX) 프로그램의 생명줄과도 같은 일론 머스크의 방대한 연방 정부 사업을 위협했습니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사이트에 “우리 예산에서 수십억 달러를 절약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에게 돌아가는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전부 종료하는 것입니다”라고 위협적으로 게시했습니다.
트럼프가 정부 기관을 동원해 머스크를 압박하면 테슬라(Tesla)의 주가가 14% 하락하면서 머스크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일방적인 공격은 아니었습니다. 트럼프의 공격 직후, 머스크는 트럼프 탄핵을 촉구하고 그의 회사들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감행하라고 도발했습니다. 이어서 미국이 국제 우주 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 미국인 우주비행사와 보급품을 보내는 데 의존하는 드래곤(Dragon) 우주선을 조기 퇴역시키겠다고 맞섰습니다.
머스크는 무제한 자원을 갖추고 있습니다. 내년 선거와 예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며 반격할 수 있습니다. 목요일 늦은 오후, 그는 “정말 큰 폭탄”을 투하하겠다며 증거 없는 주장으로 트럼프가 고(故)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 관련 미공개 문서에 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암시했습니다.
트럼프 선거대책본부 대변인 캐롤라인 리바이트(Karoline Leavitt)는 머스크의 혐의 제기에 대해 “그가 원하는 정책이 포함되지 않은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에 불만을 품은 불행한 에피소드”라며 미온적 반박에 그쳤습니다.반응형
머스크가 트럼프와 공화당에 정치적·개인적으로 큰 타격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에 트럼프는 목요일이 끝나갈 무렵 공적 행사에서 머스크 언급을 자제하며 열을 식히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백악관 경찰 감사 행사에서 머스크에 대한 언급을 피했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그에게 등을 돌린다고 해도 상관없다. 다만 몇 달 전에 정부에서 물러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올렸습니다. 이어 그는 “아주 크고 아름다운” 세금·지출 법안을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목요일 하루의 긴장감을 생각하면 서로를 향한 싸움이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는 않습니다.
모욕과 위협의 응수전
이번 불화는 지난주 미묘하게 시작되어 수요일에 불꽃이 일었고 목요일 오후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절정으로 치달았습니다. 이날 독일 새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가 방문해 어색한 침묵 속에 자리를 지켰습니다. 트럼프는 마치 실연당한 연인처럼 머스크의 법안 비판에 놀라움을 표했습니다. 지난해 대선에서 자신의 승리를 머스크 덕분이라고 얘기하는데, 머스크는 공화당이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를 추진하면서 테슬라가 타격받을 것을 우려해 태도를 바꾼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머스크는 2억 2천만 팔로워가 있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엑스(X)에 짧게 “무엇이든(Whatever)”이라며 반응했습니다. 그는 자동차 보조금에는 관심 없다며 국가 부채를 줄이기를 원한다고 했습니다. 머스크는 국가 부채가 국가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요소라 주장했습니다. 그는 “머스크 덕분에 민주당이 지난해 대선에서 이겼을 것이라는 얘기는 감사하지 못한 소리”라고 트럼프에게 응수했습니다.
머스크는 그날 오후 내내 일련의 엄청난 공격을 감행했고, 불화는 본격적으로 불타올랐습니다.
머스크와 트럼프는 한때 예상 밖의 강력한 동맹을 맺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도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라는 ‘정부 효율성 부서(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를 이끌며 트럼프 행정부 예산 삭감 권한을 부여받았습니다. 이 부서는 트럼프 취임 100일 이내에 여러 기관을 폐쇄하고 수천 명의 공무원을 해고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언제쯤 두 거대 인물이 결국 충돌할지에 대한 관측은 곧 현실이 되었습니다. 한동안 불화설은 빗나가는 듯 보였습니다. 머스크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행정부 관리들과 갈등을 빚어 선거에서 부담이 됐음에도 트럼프는 계속 머스크를 지지했습니다.
머스크가 ‘특별 정부 직원(special government employee)’으로 임명돼 130일을 재직했을 때도 두 사람은 오벌 오피스, 내각 회의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Air Force One)을 타고 플로리다주 마라라고(Mar-a-Lago)로 향하면서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머스크 임기가 끝났던 지난주, 오벌 오피스에서 황금 열쇠를 건네며 언젠가 돌아올 수도 있다는 암시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초대장이 취소되었고, 자물쇠도 바뀌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트럼프는 목요일 “일론과 나는 좋은 관계였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형을 쓴 발언이 주목되었습니다.
트럼프가 수요일 밤 돌연 발표한 새로운 여행 금지 조치, 하버드 대학교(Harvard)에 대한 추가 제재, 조 바이든(Joe Biden) 전 대통령에 대한 음모론적 조사를 위한 행정부 수사가 모두 머스크 비판을 돌리기 위한 노력이라는 해석도 있었습니다. 백악관과 의회 속 공화당 내 동조 세력은 머스크를 추가로 자극하지 않으려 신중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가 입을 뗐고… 그로써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었습니다.
‘제로섬 게임’
지금 관심사는 이 분쟁이 어디로 향할 것이냐입니다. 머스크는 공화당의 내부 균열을 노려 입법을 지지하지 않는 의원들을 후원하며, 트럼프가 대표 발의한 법안을 뒷받침하기 힘들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이미 머스크의 정부 계약을 위협했으나, 머스크의 도지 동료들을 겨냥하거나 바이든 행정부 시절 시작된 머스크 관련 조사도 재개할 수 있습니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입니다.
한편 민주당은 이 사태를 지켜보며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과거 민주당 기부자였기에 복귀를 환영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적의 적은 친구’라는 속설도 유효합니다.
민주당 전략가 리암 커(Liam Kerr)는 “제로섬 게임이다. 머스크가 민주당 쪽으로 가까워질수록 공화당에 불리하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민주당은 그저 두 사람의 싸움에 묵묵히 관망하는 모양새입니다. 이 싸움이 끝나기 전까지 미국 정치의 모든 현안이 묻힐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이 싸움이 곧 끝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머스크는 엑스에 “트럼프는 앞으로 3년 반 남았지만 나는 앞으로 40년은 더 버틸 것”이라고 썼습니다.반응형'맛난고의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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