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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F 작가들이 생각하는 "판타지와 SF의 차이점"
    맛난고의 정보 2023. 1. 2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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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SF 작가 배명훈이 이 책에서 밝힌 내용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모바일 게임에서는 
    여러 가지 비현실적인 캐릭터들을 골라 조종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나는 드래곤이 보이면 
    일단 돈을 지불한다. 어느 게임에서든 드래곤은 
    대체로 강력하다. 하지만 내가 드래곤에 돈을 
    쓰는 이유는 가격 대비 성능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 때문이 아니다. 그냥 드래곤이기 때문이다.

    창작자의 관점에서, 판타지의 미학은 이런 식
    으로 작동한다(물론 나의 주관적인 해석이다). 
    드래곤의 존재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드래곤이 등장하는 순간, 
    관객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그냥 열광하게 
    되어 있다. 그렇게 하기로 작가와 독자 사이에
    암묵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뉴욕타임스』에 
    실렸던 드라마「왕좌의 게임」 광고를 
    떠올려보자. 펼쳐놓은 지면 위에 거대한 드래곤 
    그림자가 드리워 있는 광고다. 지면에는 텍스트
    가 깔려 있지만, 드래곤의 그림자는 그 텍스트 
    전체를 합친 것보다 많은 말을 전달한다.
    지금부터 두근거리라는 메시지다.




    반면 SF는 다른 유형의 즐거움을 활용한다. 
    어떻게 그런 기이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설명하는 즐거움이다. SF에는 드래곤이 아주 
    많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스타니스와프 렘의 
    『사이버리아드』라는 책에는 '확률드래곤'이라는
    희한한 드래곤이 나온다. 현실에 드래곤이 
    출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우주 어딘가에는 아주 낮은 확률
    이지만 드래곤 같은 비현실적인 존재가 사는 
    세상도 존재할 수 있다. 모종의 복잡한 장치를 
    통해 그 미세한 확률을 계속 증폭시키면, 
    마침내 드래곤이 존재해도 이상하지 않은 현실
    이 발생한다.'그러므로' 어느 날 드래곤이 
    나타나 세계를 파괴하고 다닌다는 설명이다.

    똑같은 대상이지만 SF 작가와 독자는 드래곤이 
    등장하는 순간의 임팩트보다, 작가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 현상을 설명하는 태도에서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 물론 판타지도 신화나 
    예언으로 설명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SF의 
    설명은 그것과는 결이 다르다. 과학적 사고에 
    의한 설명 혹은 최소한의 합리성을 유지한 채 
    하는 설명이어야 한다.

    집필에 들어간 작가에게 당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식의 세밀한 구분이다. 이유없이 열광하는
    즐거움을 활용할 것인가, 반대로 열심히 
    설명하는 즐거움을 활용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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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 댓글 >

    창식이?




    창식이가 어떻게 테드 창이 되는데 
    너 영어 할 줄 모르지?


    배명훈이라
    옛날에 과학동아에 이 사람 소설이 
    실린 적 있었지
    거대기업이 음성인식, 텍스트 자동인식 등을 
    독점하는 대신 키보드에서 D, ㄷ을 치면 
    그만큼 요금을 걷어간다는 설정이라 
    작중에 D, ㄷ 없는 문장으로 글을 쓰는 장면이 
    나왔음


    테드창의 소설들을 보면 판타지적 소재인 것 
    같지만 sf인 경우가 많음.


    "마법"과 "과학"이라는 상징적 키워드로 가르면 
    얼추 맞다고 생각함.
    "마법"이라는 단어에는 역사적으로 독점성, 
    특권성, 비닉성이 있지만 "과학"은 반대로 
    보편성을 밀어붙인 결과 탄생했지.
    그 결과 마법적인 사고방식에 기반하기로 
    약속하는 판타지 장르와 과학을 깔아놓기로 
    합의 본 SF 장르는 세계 구축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음.
    근데 결국 애매한 합의로부터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해내는 과정은 같아서 그런가. 소비층도 
    많이 겹치고 양쪽 장르 둘 다 잘 다루는 작가도
    많더라. GRRM의 출세작들 중에도 SF가 많고, 
    르 귄은 아예 양쪽 장르 모두에서 
    그랜드마스터 대접 받았고.


    판타지 - 이게 말이 되냐ㅋㅋㅋㅋㅋㅋ
    SF - 어.. 이게 되나..?


    판타지는 가정을 했을 때 
    어떤 세계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거고
    SF는 가정을 했을 때 세계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고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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