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고의 시사

이란 감독 자파르 파나히,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후 자유를 외치다

맛난고 2025. 5. 2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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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감독 자파르 파나히(Jafar Panahi)가 칸 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뒤 이란 정권의 제약에 대해 목소리를 냈습니다.

파나히 감독은 BBC 컬처(BBC Culture)가 “억압적인 정권을 겨냥한 분노와 유머가 뒤섞인 복수 스릴러”라고 평한 영화 ‘단지 사고였을 뿐입니다(It Was Just an Accident)’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습니다. 그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나라와 우리 나라의 자유”라며 “서로의 차이와 문제를 제쳐두고 힘을 합치자. 누군가가 우리에게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지를 감히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외쳤습니다.

 

 

 


파나히 감독의 가장 최근 수감은 동료 두 명의 영화감독이 당국에 비판적인 이유로 구금된 것에 항의하다가 이뤄졌으며, 그는 2023년 2월에 석방되었습니다. 15년 만에 처음으로 국제 영화제에 모습을 드러낸 이번 칸 방문은 오랜 여행 금지 조치를 뚫고 이뤄진 것입니다.

 

 

 


‘단지 사고였을 뿐입니다’는 비밀리에 촬영되었으며, 감독이 직접 감옥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일부 구성되었습니다. 파나히 감독은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에 “감옥에 가기 전까지,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 제 작품이 다뤄온 주제는 전혀 달랐다. 정말 새로운 책임감을 느끼게 된 그 맥락 속에서 이 이야기에 대한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영화는 교도소에서 자신을 고문했다고 믿는 한 남자를 마주하게 된 다섯 명의 평범한 이란인을 그립니다. 감독은 다른 수감자들과의 대화에서 들은 폭력과 잔혹성 이야기에 영감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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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히 감독은 전체 6년형 중 7개월을 복역했고, 2023년 2월 가석방되었습니다. 그는 2010년에도 반정부 시위 지지와 ‘체제에 대한 선전’ 혐의로 6년형을 선고받았으나, 2개월 만에 보석으로 석방된 뒤 영화 제작과 해외여행이 금지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일을 마치면 바로 이란으로 돌아가 다음 영화를 뭘로 할지 스스로에게 물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디언(The Guardian)은 ‘단지 사고였을 뿐입니다’가 파나히 감독의 “가장 감정적으로 직설적인 영화”라며 “일상성 속에 공존하는 폭압의 고통과 복수를 다룬 작품”이라고 평했습니다. 평론가 피터 브래드쇼(Peter Bradshaw)는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용감한 인물 중 한 명의 또 다른 인상적인 진지 코믹 영화”라고 평가했습니다.

 

 

 


버라이어티(Variety)는 파나히 감독이 “절제된 휴머니스트에서 이란 정권의 공개 비판자로 탈바꿈했다”고 평했고, 올해 칸 심사위원장이었던 줄리엣 비노쉬(Juliette Binoche)와 시상자로 나선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이 직접 황금종려상을 전달했습니다.

빈 전력망 및 전신주 공격이 의심돼 현지 관청이 발표한 5시간짜리 단전에도 시상식은 예정대로 진행되었습니다. 파나히 감독(64)은 칸·베를린·베네치아 국제영화제 주요상을 모두 석권하는 드문 업적을 완성했으며, 할리우드의 인정까지 기대할 만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최근 5년간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4편이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다만 ‘단지 사고였을 뿐입니다’는 이란 내 개봉이 금지되어 있어 국제장편영화상 후보 자격 요건인 자국 내 상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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