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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 유연한 동작의 휴머노이드 로봇 ‘G1’...로봇 개발 현황과 향후 전망
    맛난고의 경제 2025. 4. 2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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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 봄날 아침, 독일 하노버에서 로봇을 만나러 가던 길이었습니다. 저는 세계 최대 규모 산업 박람회 중 하나인 Hannover Messe에 초대받아 중국 기업 ‘유니트리(Unitree)’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G1’을 살펴보았습니다.

    ‘G1’은 키 약 130cm로 시장에 나온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보다 작고 가격도 저렴했습니다. 유연한 동작 범위와 높은 손재주를 갖춰 춤을 추거나 무술을 선보이는 영상이 바이럴된 상태였습니다. 이날 ‘G1’은 유니트리 영업 관리자 페드로 정(Pedro Zheng)이 원격으로 조종하고 있었습니다.

     

    페드로 정은 고객이 ‘G1’을 자율 작동하도록 프로그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많은 관람객이 ‘G1’을 마주치자 직접 손을 내밀어 악수도 시도하고, 갑자기 움직이며 반응을 살피기도 했습니다. ‘G1’이 손을 흔들거나 뒤로 젖힐 때마다 관람객은 웃음을 터뜨렸고, 부딪히면 미안해하기까지 했습니다. 인간과 비슷한 형태가 주는 묘한 매력이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든 것으로 보였습니다.

     

     

     


    유니트리는 전 세계 수십여 개 기업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용화되면 휴일이나 임금 인상 없이 일할 수 있는 인력이 생기는 셈이어서 산업계의 관심이 큽니다. 가정용으로도 세탁물을 개고 식기세척기를 정리해주는 ‘궁극의 가전’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 성숙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공장이나 물류창고처럼 작업 환경을 통제할 수 있는 곳에서는 로봇 팔이나 자율 주행 로봇이 이미 수십 년간 활용되었지만, 식당이나 가정처럼 예측이 어려운 공간에 휴머노이드를 들여오는 일은 훨씬 복잡합니다. 사람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로봇이 넘어지기만 해도 큰 위험이 될 수 있으므로 강력하면서도 안전한 설계가 필수입니다.

     

     

     


    인공지능(AI) 기술에서도 획기적 발전이 필요합니다. 유니트리 관계자는 “오늘날 로봇 AI는 복잡한 작업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처리하는 기본적인 추론 능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G1’은 연구기관과 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되며, 유니트리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자율 주행 기능을 개발하도록 제공됩니다.

    지금은 물류창고와 공장을 겨냥한 휴머노이드 개발에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받는 사례는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자동차 회사 ‘테슬라(Tesla)’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입니다. 지난 1월, 머스크는 “올해 수천 대를 생산해 테슬라 공장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비엠더블유(BMW)’는 최근 미국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했고, 한국의 ‘현대(Hyundai)’는 2021년 인수한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에서 수만 대의 로봇을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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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 개발 현황을 추적하는 연구 회사 ‘에스티아이큐(STIQ)’의 창립자 토마스 앤더슨(Thomas Andersson)은 두 팔과 두 다리를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는 기업만 49곳, 바퀴형 이동체에 양팔을 단 로봇까지 포함하면 100곳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앤더슨은 “중국에는 거대한 로봇 공급망과 생태계가 구축돼 있어 연구 개발을 빠르게 반복하기 쉽다”며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유니트리는 이 같은 강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G1’의 판매가는 16,000달러(약 2천 80만 원), 12,500파운드(약 2천만 원)로, 로봇 치고는 매우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또한, STIQ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자금의 약 60%가 아시아에서 조달되었고, 미국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중국 기업은 중앙·지방 정부 지원도 받아 상하이에 마련된 국가 지원 훈련 시설에서 수십 대 로봇이 실제 작업을 배우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기업은 이러한 경쟁력을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영국 브리스톨에 기반을 둔 로봇 기업을 세 차례 창업한 브렌 피어스(Bren Pierce)는 최근 개발한 ‘KR1’ 로봇을 소개했습니다. 설계와 개발은 영국에서 했지만 생산은 아시아에서 진행합니다. 브렌 피어스는 “유럽이나 미국 기업은 모터와 배터리, 저항기 같은 부품을 모두 중국에서 수입해야 한다. 이미 부품 생산지가 아시아인데 이를 다시 다른 곳으로 옮겨 조립하기는 비효율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KR1’은 휴머노이드 형태 대신 바퀴를 단 이동 기반을 활용했습니다. “물류창고와 공장 바닥은 평평하다. 복잡한 형태를 갖추느니 모바일 플랫폼을 선택하는 게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휠에는 전동 스쿠터용 휠을 그대로 사용하고, 모터·배터리·컴퓨터·카메라 등 상용 부품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유니트리와 마찬가지로 브렌 피어스는 “진짜 핵심은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라고 강조했습니다. “많은 회사가 최첨단 로봇을 내놓지만, 실제 설치·운용에는 로봇 박사 학위가 필요할 정도다. 우리는 보통 물류창고나 공장 직원이 몇 시간 안에 배워서 쓸 수 있는 로봇을 지향합니다.” ‘KR1’은 사람이 20~30회 동작을 안내하면 스스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올해 시범 고객에게 ‘KR1’이 공급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장을 넘어 가정으로 진출할 수 있을까요? 낙관적인 브렌 피어스조차도 “‘만능 로봇’은 수십 년간의 연구 과제였다. 결국 구현되겠지만, 앞으로 10~15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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